
집단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그룹 카운슬링을 진행 중인 Emphathy Realm 관계자들과의 MoU 체결을 위해 두 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그간 궁금했던 것들을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집단 트라우마 회복 프로그램은 매솟등대센터 관계자들에게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이기도 해서 여기에 함께 싣습니다.
은(김은규) : 집단 상담하는 곳, 예술치료를 하는 곳을 찾기 어려웠고 몇 군데나 다녀봤지만 미얀마 사람들을 다른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하는 걸 매우 싫어하는 편이라 그런 것은 우리와 맞지 않다고 했었는데 PEF가 돕는 어린 소년 병사들 돕는 단체를 통해 이곳을 소개받게 되었어요.
황(황정아): 프로그램 함께 하게 돼서 기쁘고 단체소개 자료 잘 봤고 트라우마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 그런 프로그램들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우리가 하는 일과 귀 기관이 하는 일의 방향이 비슷한 것 같아 반갑습니다.
T(Thura Ye Htut) : Emphathy Realm도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고 고맙습니다.
황 : 우리는 트라우마 프로그램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림을 봐도 해석이 어려운데 우리 참여자들의 상태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T: 초반에는 참가자들이 정신적으로 안정되지 못했고 닫혀 있는 상태였고 과거를 떠올리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이제는 과거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주와 이번 주에는 참가자들이 과거에 대해서 슬프고 힘든 상황들을 떠올리는 활동을 했고 참가 중에 많이 우는 사람도 있었어요. 이들이 우는 동안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기다려주자 편해지고 가벼워졌다고 하더군요.
황 : 그룹 카운슬링 참여자들 중에 국가폭력 희생자(CDM)들, PDF 활동을 했던 사람, 일반 GBV 생존자들의 비율은 어느 정도 되나요?
T : 그룹 카운슬링 중이라 각자의 폭력에 대해 물어볼 수 없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떤 폭력에 노출되었었는지 짐작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렵지만 대부분이 GBV 생존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황 : 그룹 카운슬링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T : 10가지의 질문 중 정신적 건강 문제(5개), 자존감(5개)가 있고 이에 대해 사전 사후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황: 매솟에는 멘탈 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많다고 알고 있는데 사실인가요?
T : 너무 많아요.
황 : 그 많은 프로그램과 여러분의 단체와 차이점이 있나요?
T : 다른 그룹들은 일반적인 프로그램만 운영 중인데 우리는 GBV 생존자에 대해 집중하고 있습니다.
황 : 일반 프로그램, GBV 생존자 프로그램 모두 장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두 프로그램의 장점과 단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T: 일반적인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들이 오고 많은 케이스가 쌓이겠지만 정확히 이들이 원하는 지원을 해주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하기 때문에 그들이 원하는 지원을 해줄 수 있고 ASN도 같은 정책을 갖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GBV를 중심으로 하는 활동을 하기 때문에 훨씬 심도 있게 지원할 수 있습니다.
김(김진희) : 다른 곳은 그룹 카운슬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들었는데 그룹 카운슬링이 갖는 강점은 무엇일까요?
T. 다른단체들이 하는 카운슬링 프로그램은 말을 하는 방법으로 고민을 털어놓는 방식으로 상담하는 것인데 우리의 집단 상담 프로그램은 예술적인 방법을 활용하고 있어서 말하지 않아도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고, 그림을 그리면서 참가자의 집중력도 좋아지고 쉽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그림의 경우 집단상담을 하기 전에는 세 번이나 자살시도를 했고, 초반기에는 자살을 하고 싶어 하거나 자살과 관련한 말을 많이 했는데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자신이 스스로를 사랑해야 하고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을 그린 사람에 대한 설명: 어렸을 때 보았던 폭력적인 장면에 대한 트라우마, 성폭력이 있었고 가족들이 주는 압박감이 있어서 그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자살하고 싶었고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고 했는데 오늘은 이런 그림을 그렸고, 이 그림을 그러고는 더 강해졌고 가족의 압박에도 견딜 수 있고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함. 말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던 것도 그림을 통해 표현하고 달라질 수 있는 게 이런 기법을 사용하는 좋은 점으로 보임).

단점은 시간이 많이 들고 집단 상담 컨설팅이라 더 노력이 많이 필요하고 참가자들 중 자신의 그림에 대해 설명하고 싶어 하지 않을 때 ‘넘어가 주세요’라고 하기 때문에 강사가 스스로 그 그림에 대해, 그가 쓰는 색깔들에 대해 판단해야 하는 것은 단점이 있죠.
처음에는 말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던 사람도 그림을 그리면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는 것 같아요. 참가자들 대부분이 집단상담 초반에는 말을 거의 안 했지만 그림을 그리면서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이제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정도가 됐어요.
황 : 미얀마 CSO 활동가들과 온라인으로 통해 집단 치유 프로그램을 하면서도 비슷한 반응들을 보였고 죽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힘들어했지만 차차 스스로 살아갈 이유를 찾아가는 걸 보았어요.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T: 미얀마 사람들을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셔서 고맙고 이런 공간을 마련해 주신 것도 고맙습니다.
황 : 2022년부터 매솟을 방문했는데 처음에는 정말 많이 숨죽여서 살았던 것 같았는데 점점 상황이 바뀌고 GBV가 많은 게 맞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많이 변화한 것 같습니다. 우리는 외국인이고, 목사님이 여기에 사신다고 해도 이방인인데 우리는 미얀마 난민들의 실상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구하긴 어려워요. 정말로 GBV 생존자가 많은 지 궁금하고 이런 활동을 하는 단체도 많은데 우리가 꼭 이 일을 해야 하는가 가끔 의문이 들 때가 있는데 여러분들은 어떤지 궁금하네요.
T : 다른 CSO에서 하는 활동이 많기는 하지만 특정 대상이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 우리처럼 GBV 생존자를 위한 활동을 하는 곳은 거의 없고, 미얀마인들을 위해 하고 있기 때문에 훨씬 심도 있게 도와줄 수 있다고 봅니다.
황 : GBV 생존자들을 어떻게 알아내고 있나요? 대상자들을 찾고 있나요?
T : 이젠 미디어 중심 사회여서 주로 SNS, 미디어를 통해 홍보, 미디어의 관심을 받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비밀을 유지해야 하긴 하지만 우리의 활동들을 알리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로 생각합니다. 사진을 찍지만 비밀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의 활동이 무엇인지 알아야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홍보가 필요하고요.
은(김은규) : Andrew는 아무 말씀도 안 하셨는데 대화중에 덧붙이고 싶거나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Andrew : 미술치료, 음악치료가 같이 들어가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인 것 같습니다.
인터뷰는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고, 추가적으로 궁금했던 그림들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황 : 눈을 가리고, 가슴에 피를 흘리는 그림들이 있는데 이 그림들은 대체 어떤 의미가 있나요?
T : 그림을 그릴 때 나의 몸이 어떻게 느끼는지 그리는 과정이 있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내 눈이 아프다 느끼고, 가슴이 답답하다면서 이런 그림을 그렸어요.
김 : 사람을 그릴 때 바깥에 배경색을 그리라고 안내를 했는지, 이 배경색들은 어떤 것들 것 표현하는지 궁금해요.
T : 색깔에 따라 이론이 있는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고 생각하면 핑크, 희망을 느낀다면 파란색을 써요.
김 : 10회차 중 어떤 회차를 가장 인상 깊어하고, 가장 많은 감정적 변화를 겪는지 궁금해요.
E : 집, 안전한 장소를 떠올릴 수 있는 곳을 그리라고 하는데 그때 많이 울고 ‘인생의 강’을 그릴 때는 검은색 등 강한 색을 쓰지 않고 다양한 색을 쓰는 변화를 느낄 수 있어요. ‘인생의 강’ 같은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집중력이 좋아지게 하고 어떤 색깔을 쓸지, 예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도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