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자 : 인터뷰이- Thinzar Soe , 인터뷰어 – 김진희, 통역 – Thant Thadar Phyu
J. 안녕하세요?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운동선수로 활동했다고 들었는데 그 부분도 얘기해 주시고요.
T.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시작해서 운동한 기간은 25년 정도고 C-game (국가대표로서 출전할 수 있는 경기, 국제 대회) 국가대표로 활동할 때는 유도로 금메달 1회, 은메달 5번 정도 받았습니다. C-game에 참여한 기간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활동했고 국가대표 활동은 고등학생이었던 1996년부터였어요. 싱가포르에서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기도 했고요.
J. 한국은 운동선수가 되면 거의 학교 수업을 받지 않는데 미얀마는 어떤가요? 강사활동을 하시는 걸 보면 공부를 병행한 것으로 보여서요.
T. 미얀마에서는 운동선수라도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합니다. 저는 법학과를 졸업했어요.
J. 미얀마 어느 지역에 살았는지?
T. 출신은 미얀마 몬주에 태어났고 아빠가 공무원이라 이곳저곳으로 옮겨 다녔어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양곤으로 이사 왔고 양곤에서 내내 살았었어요. 운동선수 생활할 때는 네피도와 양곤을 왔다 갔다 했고요. 2015~19년 정도에 몬주에서 살다가 체육 학교에서 유도 선생님 하면서 지냈습니다.
J.매솟에 온 건 언제쯤인가요?
T. 2022년 4월쯤 왔을 거예요. 그전에는 CDM 활동, 피신, PDF 활동하는 숲에서 6개월 정도 살고 매솟으로 이동했어요.
J. 매솟에서는 어떤 직업을 갖고 일하고 계셨나요?
T. 미얀마 있을 때부터 예방교육 프로세스가 관심이 있었어요. 다른 단체와 봉사활동도 하고 예방교육 활동 및 공부도 하고 했고 학생들에게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했었어요.
J. 아시아여성네트워크의 GBV 예방강사가 된 이유가 있나요?
T. 전에는 예방교육이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매솟에 온 후 시장에서도 폭력이 자주 발생하고 이민자들은 GBV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그것이 폭력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걸 알게 됐고요. 시부모가 무언가 시키는 것도 의무라고 생각해서 그냥 따라 했는데 그것을 꼭 그대로 해야 하지 않음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J. 아시아여성네트워크가 운영했던 GBV 촉진자 강사 양성과정은 어땠나요?
T. 그전에도 GBV를 공부했었는데 이 과정을 통해 뭔가 더 자세히 알게 되고 좀 더 훈련을 하게 된 것 같아요. 바라는 게 있다면 GBV의 여러 양상을 각각 설명해 주고 케이스들을 더 자세히 말해준다면 현장에서 활용하기 좋을 것 같습니다. 멘탈케어에 대한 부분도 커리큘럼에 포함된다면 수업에 도움이 될 것 같고요.
J. 우리가 운영하는 예방강사단 커리큘럼이 다른 예방교육과 차이가 있나요?
T. 다른 차이는 많이 느끼지 못했지만 진행 방식은 다른 것 같아요. 보통 다른 곳에서는 플래카드를 갖고 가서 시장에 펼치고 홍보하고 누구나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소개하고 거기서 바로 교육이 진행돼요. 매솟등대센터의 예방교육은 학교나 마을에 찾아가서 수업을 하죠. 저는 그게 더 효과적인 수업 같아요. 학교로 가서 하면 여러 사람이 참여할 수 있고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에서도 수업을 하니까 인터넷의 영향을 받지 못하는 곳에서도 이런 지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이 좋아요
J. 마을에 주민 인구가 어느 정도인가요?
T. 마을보다는 동네 정도인데 20가구, 7가구 정도이고 마을 별보단 동네별로 수업을 한다고 보시면 돼요.
J. 리더로 일하면서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얘기해 주세요.
T. 리더로서 해야 하는 업무는 많지 않아서 좋은 점, 안 좋은 점은 따로 없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서 얘기하다 보니 그들의 말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자신이 없어요.
J. 수업을 진행하기 전 어떤 준비들을 하시나요? 준비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 걸리는지, 어떤 것들을 준비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T. 예방교육을 하려면 일단 사람을 모아야 하고, 장소도 계획해야 해서 한 달 정도 미리 장소를 정하고, 정해진 장소에 미리 가서 장소의 특징을 파악해요. 참가자들의 나이에 따라서 어떤 식으로 설명하고 어떤 방법을 써서 교육을 할지, 우리 팀 강사와 계획을 짭니다.
20일에도 수업이 있는데 수업 장소가 마을에서도 멀고, 수업이 저녁 무렵인데 오토바이로는 기념품을 한꺼번에 옮기기가 어려워서 두세 번 왔다 갔다 해야 했어요. 한번은 강의 장소가 산을 올라가야 나오는 곳이었는데 비까지 와서 고생한 적도 있고, 집을 빌려준 장소가 좋진 않았지만 간식도 주시고 모두 앉을 수 있게 도와주셨는데 아무 선물도 준비하지 못해서 미안한 적도 있어요. 물론 선물을 요구하거나 하시진 않았지만 마음이 그랬어요.
J. 수업에서 Thinzar가 수강생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T. GBV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우리 여성들에게도 권리가 있어서 당하고만 있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GBV에 국한되지 않고 말을 한다면 뭔가를 계속 배우고 눈과 귀를 열고 살라고 하고 싶고요. 예를 들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라면 공장에서 잘렸을 때 이제 난 뭐 먹고 사나? 고민하겠지만 계속 공부한다면 기회가 생길 거니까 계속 공부해라! 눈과 귀를 열고 살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J. 예방교육 강사(성교육) 강사는 끊임없이 발전해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동의하시나요?
T. 계속 배워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배우는 것도 좋아해서 당연히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제가 잘 알고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수 있으니까 계속 발전해야죠.
J. 동의하신다면 올해 교육을 진행하면서 어떤 성장을 했다고 스스로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T.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취미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해서 그들이 원하는 지식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고, 그들이 하고 싶어 하는 질문들을 듣고 대답할 수 있게 지식도 더 많이 쌓고 더 배우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태국어 공부도 하고 있어요.
J. 어떤 수업이 가장 인상적이었고 강사로서의 Thinzar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나요?
T. 참가자들에게 받은 피드백 중에서는 자신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하는 말과 행동이 폭력인 걸 몰랐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우리의 수업을 통해서 폭력인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던 게 기억나요. 미얀마 아줌마, 아저씨들은 일상적으로 외모 평가하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했었고 학생들은 일상적으로 욕을 주고받는 것도 폭력인지 몰랐는데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성관계 시에도 서로 동의해야 하는데 이곳 여성들은 받아들여야 한다, 요구하면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거부해도 된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합니다.
J. 이런 반응이 많나요?
T. 네, 많습니다.
J. 그럼 지속적인 예방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겠네요?
T. 많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봐요. 한 장소에 정해진 인원이 20~25명이라 더 많이 받지 못하는 게 아쉽죠.
J. 만약 기회가 된다면 계속해서 활동을 하고 싶은가요?
T. 계속하고 싶어요. 같이 일하고 있는 파트너도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고 하고요.

